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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 베트남인 돕는 이혜수씨
 "베트남에서도 장남 며느리는 부모님 모시고 살고 꼭 아들 내놔야 (낳아야)돼요". "아유∼ 우리나라랑 똑같네"
11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여성비전센터에서 열린 다문화이해 강좌. 이날 강사로 나선 베트남인 이혜수(33)씨가 우리와 비슷한 베트남의 가족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자 곳곳에서 탄성이 터졌다.
한국으로 귀화해 한국이름을 쓰는 그녀는 완벽하지는 않아도 막힘없이 한국말을 구사하면서 청중을 사로잡았다.
1990년대 초반 베트남과 한국의 교류가 시작되면서 많은 젊은이들이 한국으로 연수를 떠나기 시작했고, 다른 나라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 호기심이 생긴 혜수씨도 1995년 산업연수생 신분으로 한국에 들어왔다.
베트남의 유복한 가정에서 막내로 별다른 어려움 없이 자란 그녀는 "처음 한국에 들어왔을 때는 너무 힘들어서 베트남 가족에게 전화해 많이 울었다"고 말했다.
역시 가장 큰 어려움은 음식과 언어 문제.
3년 연수를 마치고 한국 남자를 만나 결혼을 했지만 말도 통하지 않는 상태에서 도와주는 사람없이 혼자서 살림하고 아기를 키우는 일이 너무 힘들었다.
"베트남 남편들은 살림하고 아기 키우는 일을 다 같이 하는데 한국 남편은 아기가 울면 화를 냈어요"
결국 혜수씨는 이혼을 하고 혼자 딸을 키우면서 주변의 도움으로 작은 식당을 마련했다. 힘들었지만 딸을 돌보며 일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했다.
식당에는 임신한 베트남 여성들이 "언니, 나 먹고 싶은 것 해줘요"라며 찾아오고, 혜수씨는 자신이 임신했을 때 음식 때문에 힘들었던 일을 생각하며 기꺼이 베트남 음식을 만들어 내주곤 했다.
지금은 식당 운영과 딸 키우는 일을 모두 언니에게 맡겼지만 혜수씨는 어느때보다 바쁘다.
베트남 이주 노동자들이 식당으로 찾아와 부부싸움 한 얘기, 사장님들이 행패 부린 얘기를 하면 들어주고 도움을 주다보니 본격적으로 이주 노동자를 위한 상담과 통역 봉사자로 나서게 된 것.
혜수씨는 "나보다 한국말이 부족한 이주민들을 도와주는 일이 행복하다"며 "한국말과 한국법을 더 배워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베트남은 오랫동안 전쟁을 겪으면서 남자들은 전선에 나가고 여성들이 농사 짓고 아이를 키우는 일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한 번 결혼을 하면 이혼을 생각하지 않고 열심히 산다"며 "힘든 일 잘 참는 한국 여성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혜수씨는 "이주 여성들은 한국 사람이 되길 원하고 매일 노력합니다. 사회에서도 너희가 아닌 `우리'로 받아주고 함께 해주길 바랍니다"라는 말로 마무리했다.
수원시 건강가정지원센터가 주최한 이날 강좌는 "점점 늘고 있는 결혼 이민자들이 우리 문화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도 그들의 고유 문화를 이해하고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연합뉴스]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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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11 (15:07)에 입력된 KBS뉴스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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