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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출입국 관리사무소 "외국노동자 인권 짓밟히든 말든"
"사업주가 여권·통장 압수" 신고해도 "증거 없어 사법 처리 못한다" 답변만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인권침해 및 사생활 제약 등 불법행위가 만연하고 있는 데도 출입국관리사무소가 이를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출입국 관리법에 따르면 외국인의 여권 또는 외국인등록증을 취업에 따른 계약 또는 채무이행의 확보수단으로 제공받거나 그 제공을 강요하는 행위는 엄연한 불법이고 위반시에는 300만 원 이상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하지만 대화공단, 금산 복수농공단지, 신탄진 공단 등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사업체 일부에서 업주들이 여권이나 통장 심지어 ID카드까지 보관하고 있다는 것이 외국인 노동자 대변단체들의 주장이다.
실제 지난 3월 5일 네팔인 싼딥 쎄레스타(29) 씨는 업주에게 여권을 빼앗기고 퇴직금을 받지 못해 본국으로 돌아가지 못하자 대전출입국관리사무소에 부당사례 신고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여권을 업주가 가지고 있는 증거를 찾지 못해 사법처리는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고용허가제 시행 이후 보수 등 조건이 좋은 직장으로 옮기지 못하게 하는 수단으로 업주들이 불법으로 여권 등을 보관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통장과 카드를 압수해 임의적으로 돈을 인출하는 등의 불법행위도 여전하다는 게 외국인 노동자들의 항변이다.
2006년 출입국 관리사무소와 노동청이 합동으로 '여권, 통장 등을 사업주가 보관하는 것 자체는 엄연한 불법이므로 사법처리 대상'이라는 홍보물을 배포한 이후 상당부분 근절됐다가 단속이 소홀한 틈을 타고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단속기관인 대전출입국관리사무소의 단속은 전무하다. 업주들이 여권 등을 보관하고 있다가 강제로 보관한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이 원해서 보관 중이라고 항변하면 단속근거가 없다는 이유때문이다.
출입국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단속을 나가도 위법 사실을 밝혀내기란 쉽지 않다"며 "외국인 노동자들이 업주들에게 강제로 통장 등을 빼앗기고 부정사용한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가지고 신고하기 전에는 힘들다"고 말했다.
전홍표 기자 dream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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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5월 28일(수) 충청투데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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